[정재환의 역사 팩트체크] 3.1 독립선언서 끝까지 읽기
독립선언서 작성자가 최남선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민족대표 33인의 이름 속에서 최남선 석 자를 찾을 수 없습니다. 최남선은 당대 문장가로서 선언서를 작성했지만, 민족대표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작성자가 최남선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독립선언 이후 33인에 대한 취조와 심문을 담당했던 일본경찰 덕분(?)이었습니다.
그 후 한용운은 독립운동에 직접 책임을 질 수 없다는 최남선으로서 독립선언문을 작성케 함은 불가한 일이니 선언문을 자기가 짓겠다고 주장한 일이 있었으나, 나의 생각은 누가 짓든 간에 선언서만은 육당이 짓는 것이 당연하다고 한용운의 이의를 거절하였다.
- 최린, 자서전, 여암문집 상
일경에 취조를 당할 때 한 최린의 진술에서 선언서 작성자가 최남선이었음이 밝혀진 것입니다. 선언서 작성은 송계백에 의해 2.8독립선언문이 현상윤에게 전달되었던 2월 초부터 준비되었고, 최남선은 선언서 작성을 자처했습니다.
나는 일생애를 통하여 학자의 생활로서 관철하려고 이미 결심한 바 있으므로 독립운동 표면에는 나서고 싶지 않으나 독립선언문만을 내가 지어볼까 하는데 그 작성 책임을 형이 져야 한다.
- 최린, 자서전, 여암문집 상
이렇게 해서 2월 15일 완성된 선언서 초안은 최린에게 전달되었고, 한용운, 오세창, 권동진, 손병희 등이 두루 읽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초안에 약간의 수정이 가해졌을 것이라는 추정은 문서 작성의 ‘일반적인 과정’, 즉 작성-검토-수정-완성의 단계를 고려하면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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