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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건축왕' 정세권, 건물 기증해 말모이 편찬을 돕다

봄뫼 2019. 6. 17. 00:24

[정재환의 역사 팩트체크] 말모이를 후원한 사람들 ①


북촌한옥마을은 나들이객들의 발길을 유혹하는 서울의 명소 중 한 곳이다.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서 있는 한옥들 사이를 지나는 좁은 골목길을 이곳저곳 두리번거리며 지나다 보면 마치 100년 전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착각에 빠진다.

정독도서관 앞 네거리에서 율곡로3길을 따라 안국역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다가 첫 번째 만나는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들어가면 윤보선 가옥에 이르게 되는데, 좁다란 골목길 앞에 눈길을 끄는 작은 비석이 하나 서 있다. 비석에 새겨진 글을 찬찬히 읽어 내려가니 이곳이 바로 일제강점기 조선어학회가 있던 곳이다.




조선어학회(朝鮮語學會) 터. 조선어학회는 1921년 주시경(周時經: 1876-1914)의 제자들이 한글의 연구와 발전을 목적으로 발족한 조선어 연구회의 후신이다. 1942년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활동이 중단되었다가 광복 후 한글학회로 이어졌다.


지금은 서울 종로구 화동 129번지이지만, 일제 때는 경성부 화동 129번지였다. 보나갤러리 자리에 학회 건물이 있었지만, 표지석에 적힌 설명만으로 사라진 학회의 모습을 짐작하기 어렵다. 실물이 남아있다면 학회의 역사와 활동을 기억하기에 좋으련만 아쉽게도 서울은 너무나도 많이 변했고 많은 것을 잃었다.

영화 「말모이」에서 말모이(사전)를 편찬하는 공간이었던 조선어학회가 재현되었다. 외관이 번듯한 한옥에 널찍한 실내 공간은 편찬원들이 일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게다가 수집한 말모이 카드를 가득 숨겨둔 지하실은 일제의 감시와 추적을 피하고자 만든 비밀 서고처럼 보여 관객의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그런데 영화에서 본 학회의 모습은 얼마나 실제에 가까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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